





교보문고에 내 책이 아닌 오랜만에 다른 사람 책을 사러 갔다.
매번 느끼는 거지만 과외하는 집 학부모님을 만나는 건 어려운 자리다.
자신있는 모습도 보여줘야 하고 필요 이상 당당한 말투도 해줘야하고
긍정적인 판단까지 내려줘야 한다.
난 그런 자리에서 내가 무슨 말을 해야 하는지
너무나도 잘 연습되어 있는 것 같다.
그나저나 책 사는데 까지 따라오는 엄마는 많이 없는데...
정말 열정적이신것 같다. ㅎㅎ
첫 수업하고 다행이 눈치는 좋아보인다.
모처럼이라 그런지 목도 많이 아프다.
예전에 아는 형이 제대하고 띠동갑 과외한다고 하길래
살짝 웃어줬는데..내가 이제 그 입장이 되니 씁쓸하다..ㅠㅠ
이번 포스트 부터는 좀더 살갑게 독자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좀 부드러운 어투로 써보겠슴돠~
저는 서울대학교 이공계열 04학번으로 1학년때 부터 군대기간을 빼놓고는 거의 과외를 놓은적이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지금까지 가르친 아이들만 수십명... 제 전공이 과학쪽이라 과학분야를 주로 가르치면서 시작했지만
원래 자신있는 분야는 외국어영역부분. 외국에서 산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토익 950, 텝스 890 뭐 이런 성적표들이
있었기에 동네에 과외 구할때 서울대 몇학번 + 자격증 스캔해서 같이 올리니깐 과외들이 물밀듯이 들어왔습니다.
자랑질 죄송하나... 성적표에 사진도 붙어있어서 더 잘 구해진듯합니다..
한동안은 하루에 3~4개의 과외를 뛰면서 한달에 차곡차곡 찍히는 수백여만원의 돈을 보며 아... 오늘도 참
보람된 생활을 했구나 하고 뿌듯한 마음에 잠에 들었고 하마타면 전문 과외선생으로 나갈 뻔 했지만... 접었슴돠 ㅋ
학부모 비위맞추고 굽실굽실 xx라도 빨아줘야할것 같은 저자세가 싫었죵.
이제는 취업을 위해 생계형 과외를 빼놓고는 모두 줄였지만 오랜기간 과외를 하다보니 안타까운 점이 많이 보였습니다.
1. 과외는 시간때우기
참으로 안타까운 유형이죠.. 과외를 하러가는 저도 시간낭비일뿐더러 이런 유형의 경우 학부모님들이 자녀에게
신경을 쓸 시간이 부족한 경우가 많고, 과외를 시켜주면서 그 책임을 다하고 있다고 느끼려는 분이 많았습니다.
어떻게든 아이을 구슬러서 수업을 진행해야하는데 저학년의 경우는 가능할지 몰라도 , 고등학교만 넘어가도
우물가로 아이를 끌고 갈수는 있지만 물을 먹게 할 수는 없다는 사실을 뼈져리게 느끼게 됩니다.
고3에 이런 학생들을 많이 가르쳐봤는데 주로 동부이촌동이나 강남일대에 좋은집에 사는 공부하기 너무너무
싫어하는 학생들이 대부분이었고, 가끔 공부말고 다른길을 걷고 싶은데 집안에서 그거 하려면 머리깍고 나가라
해서 정말 마음을 다 비우고 수능날이 지나기만을 하염없이 기다리는 경우였습니다.
가끔 저에게 작업거는 여학생들도있었습니다.. "쌤 데이트 해요"
여기서 가장 중요한 점은 학부모가 학생의 적성과 능력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는게 중요한것 같습니다.
중학교때부터 공부를 안한 학생에게 억지로 고등학교 모의고사 문제 과외를 시키는 학부모와 선생님이랑
그냥 잡담이나 하면 스트레스를 풀고 싶다며 수능이 끝난후에 할일을 일 단위로 계획을 세워놓는 학생 사이에서
비록 저도 이런 교육환경에서 아주 힘들게 만신창이가 되어 기어나온 한사람으로서
우리나라의 뒤틀린 교육현실을 뼈저리게느낄수 있었습니다.
2. 우리아이는 한국의 아인슈타인
아..... 이런경우는 주로 초등학생 부모님들에게서 많이 나타납니다. 정말 정말 피곤합니다.
전화상담시에 저는 한 과고학생정도인가보다 .. 내가 수업준비 열심히 하면 내 전공과목은 잘 가르칠수 있겠다
싶었지만 마지막가서 하는 말이 현재 초등학교 5학년.... 혹은 초등학교 6내지 중1..
초등학생때 부모님의 기대는 정말 하늘을 찌릅니다. 곧잘 올백도 받아오고 언제나 학교에서 일등만 하고 그러다보니
학생의 능력을 조금 과대 평가하게 되는 것 같더라구요. 가끔 저보다 아이가 수학을 잘할꺼라 믿는 학부모도 있슴돠
아직 원소 기호도 배우지 못한 학생에게 대학교 입학이과계열 구술 문제 풀이를 요구하시는 분도 있었고,
아직 6학년인데 중학교 과학은 방학동안 학원에서 다 선행 학습했으니 우선 고등학교 과학을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가르쳐 주길 바라는 부모님도 있었습니다. 돈에 눈이 멀었던 저는 "충분히 가능합니다 마스터해드리겠슴돠" 라고...
물론 무섭도록 모든 중고등과학을 마스터한 학생도 있었지만 그런학생은 정말 정말정말 드문 케이스였습니다 ㅋ
물론 저는 그 학생을 제가 가르치기 보다는 대학교부설 영재교육원에 보내는걸 추천했고요. 다른 99.9%의 학생들은
선행학습한 내용의 대부분을 1/3도 이해하지 못한 경우가 태반이었습니다. 그냥 아 단원제목은 들어봤다!! 정도?
그리고 대부분 공부에 찌들어 있었습니다. 무려 일주일에 한번씩 스케줄을 짜주는 선생님이 따로와서 일주일치
공부분량을 정해주고 갈정도였습니다.. 아직 초등학생들인데 벌써부터 월화수목금금금 생활을 하는 학생들을
너무 많이 봐왔습니다. 그런데 이런학생들은 보통 고등학교에 가기전에 공부에 지치면서 사춘기에 이성친구 까지
겹쳐서 그냥 돌이킬수 없는 나락으로 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잠깐 옆길로 새긴 했습니다만 우리아이는 한국의 아인슈타인을 외치시며 선행학습 ㄱㄱㄱ 하시는 부모님들은
냉정하게 다시한번 아이를 평가해보시는게 좋을것 같습니다. 제가 말씀을 드려도 전혀 들으시려고 하지 않더라고요
이경우 학습효과도 거의 없고 공부에 신물만 나게 되는것 같다는게 제 지론입니다.
그렇다면 어떤 학생이 어떤 방식으로 과외를 받아야
과외를 잘 받았다고 온 동네 방네 소문이 날까요?
제 생각에는 일단 공부를 하고자 하는 의지력이 있는 학생이어야 한다는 조건이 제일 중요한것 같네요.
너무나도 당연한 명제이지만 그만큼 과외 수업이 성사되는 가장 중요한 조건입니다.
반드시 그럴 필요는 없겠지만 제 생각에는 과외는 중위권 학생에게는 선생님에따라서 다르겠지만 일반적인 선생님
을 생각한다면 그다지 가격대비 효율이 높은 수업인지 모르겠습니다. 일단 중위권 이상만 되고 어느정도 학습에
대한 의욕만 있다만 인강이나 학원수업이 어중이 떠중이 대딩 날라리 과외 선생보단 훨씬 효율도 높고 효과도
3~4배 이상 더 좋을 가능성이 매우 농후 합니다 ㅋㅋ
과외를 받기 적합한 학생은
1.공부할 의욕이 있는 하위권 학생 2. 기존의 학원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상위권 학생
이되겠습니다. 1번 그룹은 차근 차근 기초를 다지면서 일반 학원에서는 너무나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들 조차도
자세한 설명이 필요하므로 과외가 거의 필수적입니다. 2번의 경우 과외가 필요없긴 하나 특수한 경우 예를 들면
과학이나 수학 올림피아드 등에서는 학원보다 오히려 과외로 효과를 많이 본 경우가 있으나 , 일번적으로는
벗어난 예외적인 상황이므로 패스하겠습니다.
자 이제 그 다음으로 중요한건 당연히 과외 선생님이겠죠??
우선 소위 명문대생들은 신분 확인만 된다면 최소한 평균정도는 간다고 볼 수있습니다.
하지만 그게 끝입니다.
솔직히 대학생들 과외 한다고 하면 그냥 놀고 먹고 시급의 알바로 생각하는 경우가 태반입니다.
혹은 돈이 궁해서 한달 후려치고 때려칠 생각으로 하는 날라리 대딩들도 많습니다
그럼 과연 어떤 선생님을 구해야 할까요? 저같은 선생님이면 만사 오케이입니다.
경제적인 여건이 충분하다면 무조건 전문과외 선생님이 좋습니다. 제가 우연한 기회로 수학과외를 전문으로
하는 형님이 수업하는것을 바로 옆에서 지켜볼 일이 있었는데 ... 정말 후덜덜이었습니다.
제가 그동안 가르친것과는 차원이 다르게 애초 과외의 목적이 수업을 듣고 나면 아예 질문거리가 없게 하는게
목적으로 강의를 한다고 하셨는데 고개가 끄덕여 지더군요. 월 100만원이 아깝지 않아보였습니다.
일반적인 과외 선생님을 구하신다면 실력이런건 거의 대동소이하다고 보여집니다.
하지만 성실성과 책임감이 좋은 과외샘과 나쁜샘을 나누는 첫번째 척도가 될것입니다.
맨날 과외 시간 바꾸고 오늘은 이래서 못하고 내일은 데이트해서 못하고 이런 선생님은 일단 과외에 관심이 없는
일회성 선생님들이라 보시면 됩니다. 그리고 책임감 이라하면 별게 아니라 학생에게 자기가아는 노하우를 반드시
전달해주겠다는 의지입니다. 이런건 어디서 나타나는가 하면.. 학생의 학습성취도를 자주 자주 체크하고 끊임없이
피드백을 주는데서 나타납니다. 영어 과외라하면 수업시간마다 숙제를 꼼꼼하게 체크하고 단어 시험을 본다던지
학생의 집중력을 높혀서 더 높은 학습효과를 끌어내기 위해 상과벌을 도입한다든지 하는데서 쉽게 선생님의 책임감을
엿볼수 있는것 같습니다.
두번째로는 학생의 시야를 넓여주고 대학생 형 누나 언니 로서 인생의 큼직큼직한 로드맵을 설정해 주는 멘토 역할을
얼마나 잘 할 수 있느냐에 있습니다.
공부를 왜하는걸까요? 그냥 좋은 대학가기 위한 하나의 수단일뿐일까요? 전혀요 천만에 만만의 콩떡! 이렇게 비전없이
그냥 점수만 보고 대학에 맞춰가는걸 옆에서 지켜보는 저는 울화통이 터집니다.. 왜냐구요? 저또한 그랬거등요..
대학에 점수맞춰와서 부터 다시 시작되는 진로 탐색과정 그과정에서 겪어야하는 많은 갈등, 방황.....
저에게 학창시절 멘토는 없었습니다. 그저 공부하라 압박을 주는 사람들 뿐이었죠. 제가 이런저런 진로로 나가고 싶다 라고 하면
그렇게 하려면 이런 이런 과에 진학해서 이런 수업을 듣고 졸업을 해서 유학을 가고 이런저런 테크를 타서 마침내 니가 원하는
분야의 최고가 될 수 있단다... 하지만 굉장히 힘들지 너의 적성을 생각한다면 이런저런 진로는 어떨까??
아 저런 멘토가 있었다면 지금 저는 훨씬더 행복한 대학생활을 하고 제 꿈에 더 빨리 도달할 수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렇기에 저는 과외학생들에게 틈이 날때마다 꿈이 뭐냐 취미가 뭐냐 무슨과에 가고 싶냐를 물어봅니다. 그리고 제가
그래도 학교내에서 알게된 다양한 선후배들이 여러과나 사회 분야에 있기때문에 , 제가 캐낼 수 있는 모든 정보를 총
동원해서 아이들에게 일찍부터 커다란 로드맵을 만들어 주려고노력합니다...
막연히 생명공학자가 되고 싶다는 아이와... 무슨 대학 무슨무슨과를 가서 여기서 무엇을 공부하고 어떤 대학원 무슨 랩에 가서
석사를 하고 박사를 해외 어디로 가서 학계로 남거나 무슨무슨 회사에 어떤 분야로 취업하는 길이 있다라고 구체적으로
제시해 주게된다면.. 그 학생의 진로는 훨씬 더 쉽게 결정될 수 있는것 같습니다.
결론을 맺자면
과외는 중위권 이상이라면 그다지 필요한 것 같지는 않고..
과외 샘은 명문대생이면 좋지만 그보다 책임과과 성실성을 갖추고 아이의 비전을 열어줄 멘토 역할을
할 수있는 능력을 갖춘 군필 학생이 좋은것 같습니다.